독서
패배하지 않는 - 노인과 바다를 읽고
myReco
2025. 5. 7. 13:23
주인공 산티아고는 쿠바의 한 어촌에 사는 늙은 어부다. 그는 84일 동안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했지만 85일째 되는 날 거대한 청새치와 조우하고, 3일 밤낮을 배 위에서 청새치와 사투를 벌인 끝에 결국 잡는다. 하지만 귀항하는 길에 상어 떼에게 청새치를 거의 다 뜯기고 만다. 산티아고는 지친 몸으로 뼈다귀만 남은 청새치를 싣고 돌아온다.
단순한 내용이다. 거대한 물고기랑 고생하면서, 버티고 견디는 삶을 그린다.
"조금만 참아, 이 손 친구야. 너를 위해서 먹는 거니까."
혼잣말로 버티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. 산티아고의 이 독백은 단순히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말이 아니라, 자신의 몸과 마음을 분리하여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행위였다.
그는 죽을 만큼 외로웠지만 약한 척 하지 않았다.
대신 사투 내내 마음속으로 마놀린을 그리워했다.
가장 고된 순간, 그 외로움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기에.
좋은 일이란 오래가는 법이 없구나, 하고 그는 생각했다.
차라리 이게 한낱 꿈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.
이 고기는 잡은 적도 없고, 지금 이 순간 침대에 신문지를 깔고 혼자 누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.
“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.” 그가 말했다.
“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.”
이 책은 결국 인간이 누구와 싸우는지를 묻는다.
단순한 생존 싸움이 아니라 고독과의 싸움, 더 깊게는 존재의 외로움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.
소년은 노인이 숨을 쉬고있는지 확인하고 나서 노인의 두 손을 보더니 울기 시작했다.
그리고 커피를 가져오려고 조용히 판잣집을 빠져나와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도 줄곧 엉엉 울었다.
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싸운 그에게도 결국 그를 생각하며 마음 깊이 아파하는 누군가가 있었다.
그게 이 이야기의 마지막 위로 같았다.